‘나’전달법은 나를 주어로 안전하게 말하는 것이다
부모-자녀 사이에 의사소통을 할 때 말하는 사람의 표현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너-전달법(You-message)과 ‘나’전달법(I-message)이 그것이다. ‘너’전달법으로 말할 때는 ‘너’를 주어로 한다. 이때 듣는 사람은 말하는 사람이 노골적으로 감정을 드러내면서 비난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나’전달법은 ‘나’를 주어로 해서 차분하고 안전하게 말하기 때문에 듣는 사람이 말하는 사람의 전달내용을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전달법은 오해나 갈등해소 기술로도 알려져 있다.
이 전달법은 P.E.T(Parents Effective Training: 효과적인 부모 역할 훈련) 창시자인 토마스 고든(Thomas Cordon)에 의해 창시된 용어로 부모와 아이의 대화법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의 의사소통에 있어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대화법이다.
너-전달법은 “왜 이렇게 시끄럽니?”, “발 치워라”, “왜 늦는다고 전화를 못하니?”, “너는 도대체 왜 그러니?” “너는 왜 이렇게 조심성이 없니?” “집에서 쿵쿵 뛰지 말라고 했잖아”처럼 주체를 너(상대방)로 해 부모의 감정적인 상태와 비난을 전달한다. 아이가 반복해서 실수하는 모습이 속상하고 실망스러워서, 엄마가, “너는 왜 하는 것 마다 이 모양이니?”라고 너-메시지로 말했을 때, 아이는 ‘엄마는 내가 미워서 화를 내시는구나’라고 받아들이게 된다.
아이는 엄마의 감정적이고 비난하는 말투가 ‘안전하지 않고’ 위협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때 아이는 마음에 방어막을 세우고 변명하거나, 저항하고 공격적이 될 수 있다. 그 결과, 엄마와 아이의 관계가 멀어진다.
한편 ‘나’전달법은 ‘나’전달법은 자신을 주어로 삼아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나는 피곤하다”, “오늘 저녁엔 설거지를 빨리 끝내고 쉬고 싶다”, “그렇게 얘기하시니까 제 마음이 서운해요”처럼 말의 주체가 ‘나’ 자신이 되는 것이다. ‘나’전달법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게 하면서, 자신의 욕구를 표현해, 상대방 스스로 행동을 수정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적인 표현 기법이다.
예를 들어 부모가 아이에게 말할 때, 부모 자신을 주어로 해서 ‘엄마 마음은 이래’라는 식으로 전달한다. 이렇게 하면 비난의 의미가 덜 포함되어 아이가 편하게 부모 말을 듣게 되고, 부모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생각도 들게 됨으로 아이의 저항이나 반발을 최소화 하면서 아이의 문제행동을 수정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아이의 반복적인 실수를 보고 엄마가 감정적으로 아이에게 ‘너’전달법을 사용한 예 가 있다. 만약 엄마가 ‘나’전달법을 사용했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었을 것이다. “네가 조심하겠다고 반복해서 말했는데, 이번에 세 번째 같은 실수를 반복하니까 엄마가 속상하고 실망스러워. 왜냐하면 엄마는 네가 말만 그렇게 하고 조심하지 않는 것 같기 때문이야. 네가 약속을 하면 잘 지켜주면 좋겠어.”
이렇게 ‘나’전달법으로 말하는 것은 아이의 행동을 부모가 공격적이지 않고, 비난하지도 않으면서 부모의 경험, 생각, 감정 그리고 바람을 충분하게 전달하는 기술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아이의 행동과 관련된 부모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부모가 개방적이고 솔직하게 표현한다는 느낌을 전달하게 되므로 아이의 입장에서 안전하고 존중받는 느낌을 받아서 아이가 더욱 자발적으로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끌어 올리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이러한 ‘나’전달법은 안전하게 화를 표현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화가 2차 감정인 ‘욱’으로 터지기 전에 ‘’나‘ 전달법으로 표현하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화를 표현할 수 있다. ‘나’전달법 중에서도 다음의 네 단계를 활용하는 방식을 사용하면 자녀와 배우자에게 가졌던 화를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나‘전달법으로 갈등을 해소하는 4단계
‘나’전달법으로 자신의 스트레스와 화를 풀고 상대와의 갈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4단계 소통 기술이 있다. 이 4단계인 S(상황), T(생각), F(감정), W(바람)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자.
1. S(Situation상황): “~할 때” 혹은 “하니까”라며 상황과 상대방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말한다. 이때 어떤 평가 , 비판 , 비난의 의미를 담지 말고 , 객관적인 사실만을 말한다. 예. “밥 먹을 때는 게임하지 않기로 약속 했는데, 조금 전에 네가 밥 먹으면서 게임 할 때”
2. T(Thinking생각): “~인 것 같아서(혹은 ~생각이 들어서)”라며 상황이나 행동에 대한 나의 생각을 말한다. 예. “현규가 엄마랑 한 약속을 존중하지 않는 것 같아서”
3. F(Feeling감정): “~ 느꼈다”라며 상황과 행동을 경험하고 들게 된 나의 생각과 그로인해 경험하게 된 나의 감정을 한 단어로 말한다. 예. “엄마가 속상하고 실망스러웠어.”
4. W(Want바람): “~ 바란다”: 상대의 행동 변화에 대한 구체적이 바람을 말한다. “엄마는 현규가 밥 먹을 때는 밥만 먹고, 게임은 밥 먹고 나서 정해진 시간만큼만 하겠다고 한 약속을 잘 지켜주면 좋겠어.”
앞서 반복적으로 실수하는 아이에게 엄마가 ‘나’전달법으로 말한 것에 대한 이 네 단계가 어떻게 적용되었나 보자. “네가 조심하겠다고 반복해서 말했는데, 이번에 세 번째 같은 실수를 반복하니까(상황), 엄마가 속상하고 실망스러워(감정). 왜냐하면 엄마는 네가 말만 그렇게 하고 조심하지 않는 것 같기 때문이야(생각). 네가 약속을 하면 잘 지켜주면 좋겠어(W바람).” 이 예에서 보는 것처럼 네 단계를 말하는 순서는 달라질 수도 있다. ‘나’전달법을 사용할 때 이 네 가지를 모두 다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 상황에 맞춰서 적절하게 필요한 부분만 사용할 수 있다. 다음의 예를 참고해보자.
‘나’전달법과 ‘너’전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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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
‘너’전달법 |
‘나’전달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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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앞두고 있는데, 컴퓨터 게임만 |
며칠 있으면 시험인데, 네가 게임할 때야? 너 그러다 뭐될래? 빨리 가서 공부해. |
며칠 있으면 시험인데, 평소보다 오히려 게임을 하니까(S), 네가 시험에 대한 책임감이 없는 것 같아서(T) 실망스럽다(F) 게임을 멈추고 시험 준비를 잘 하면 좋겠다(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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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 안하고 늦게 들어옴 |
너는 왜 늦는다고 전화도 못하니? 기다리는 사람은 생각도 안해? 넌 얘가 이렇게 이기적이니? |
네가 연락도 없이 늦어서(S) 엄마가 불안하고 걱정을 많이 했어(F). 네가 어디서 뭘 하는지 알 수 가 없었잖아(T). 9시가 넘어서 집에 오게 되면 적어도 한 두 시간 전에는 연락을 주렴(W). |
필자가 상담이나 강의를 할 때 “갈등상황에서 ‘나’전달법으로 상대에게 하고 싶은 말을 했을 때, 상대가 잘 받아 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이때 필자의 대답은, “‘나’전달법으로 상대에서 전달할 때 상대가 잘 받아주면 나도 풀리고 상대와의 관계도 좋아질 수 있지요. 하지만 상대가 잘 받아주지 않아도 ‘나’전달법으로 말하면 내가 어느 정도 풀리게 됩니다.”라고 대답한다.
4단계의 ‘나’전달법을 잘 사용하면 나의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 하지만 상대와 나의 갈등 관계가 풀어지는 여부는 상대가 잘 받아주느냐에 달려있다. 갈등상황에서 마음이 불편하고 힘들 때는 상대가 잘 받아주지 않을까봐 염려해서 속으로 끙끙 앓지 말고, 4단계 ‘나’전달법을 연습해서 상대에게 차분하게 전달해보자. 그렇게 하면 최소한 나는 어느 정도 풀린다. 그리고 갈등상황에서 상대에게 대화를 요청할 때는 먼저 예약하는 것을 잊지 말자(예.“아빠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지금 해도 될까?” “여보 내가 당신한테 말하고 싶은 게 있는데 시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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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문제]
다음의 ‘너’전달법을 ‘나’전달법으로 바꿔서 말해보자. “너, 주중에는 게임하지 않고 주말에만 하는 걸로 약속했잖아. 그런데 이게 뭐야. 주중에도 밤낮없이 게임만 하고. 너 엄마 무시하니? 네가 이러니까 친구들한테도 인정을 못 받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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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우 소장의 저서 '부모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아이를 바꾼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