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다. ADHD 아이는 한 가지 과제에 집중하지 못하고, 누군가가 말을 할 때도 이를 주의 깊게 듣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의 대화중에 불쑥불쑥 끼어들거나, 수업 중 선생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생각나는 대로 말을 갑자기 툭툭 던지는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아이들이 주의 집중력에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부모와의 인격적인 상호작용의 부족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주의가 산만한 아이들은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부모가 퇴근한 뒤에 아이와 상호작용할 때 아이가 실망하고 욕구불만에 빠지는 것이 문제다.
피곤한 엄마는 티 나게 아이를 귀찮아하고, 아빠는 TV를 보거나 자신의 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다. 아이의 스트레스는 높아져 가고 쉽게 짜증을 내며 떼를 쓰며 울고불고 할 것이다. 이것은 아이가 도와달라며 SOS를 치는 것인데, 부모는 아이의 신호를 파악하지 못하고, 혹은 신호의 의미를 알면서도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을 때, 아이는 더 크게 SOS를 치다가 절망하고 어느 시점에서부터 ADHD라는 뇌의 변화가 온다. ADHD가 시작된 아이에게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이가 ADHD를 가진 것으로 의심되면 소아정신과나 상담센터를 찾아가 보자. 먼저 심리검사와 부모면담, 아이의 행동관찰 등을 통해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그 뒤에는 아이의 연령에 따라 행동을 진정시켜주는 약물사용이 필요할 수 있다. 약물에 관한 것은 소아정신과 의사와 충분히 협의하자.
가정에서 부모가 아이를 돕는 방법에는 아이가 에너지를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방식으로 발산할 수 있는 활동을 찾아주자. ADHD를 가진 아이에게는 요리, 그림 그리기 같은 활동이 도움이 된다. 이런 활동을 할 때, 아이의 긍정적인 면들을 찾아내서 자주 구체적으로 칭찬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단체 운동보다는 수영, 자전거타기, 태권도 같은 개인 스포츠가 낫다. 특히 태권도는 규칙이 엄격하고, 일정한 구령에 맞추어 몸을 움직이기 때문에 아이가 자기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배울 수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지켜야 할 지침이 있다. 먼저, 차도에 갑자기 뛰어들기나 다른 아이를 괴롭히는 것처럼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지침을 주고 아이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다짐을 받는다. 아이가 약속을 잘 지키면 칭찬해주고, 약속을 어기거나 심한 행동을 할 때에는 부모가 먼저 감정을 조절하면서 차분하고 단호하게 문제 행동에 대해, “안 돼”라고 하며 제지하면서 바꿔 나가야 한다.
ADHD 아이들은 대개 생활이 불규칙한 경우가 많은데, 아이의 일상생활이 규칙적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정해진 시간에 자고 일어날 필요가 있다.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습관을 갖게 함으로써 하루의 생활이 규칙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지침을 줄 때에는, 말로 하기 보다는 노트나 메모 등을 이용해서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지침을 가지고 다닐 수 있도록 주는 것이 좋다. ADHD 아이는 청각적 정보는 금방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연 체험 놀이 같은 풍부한 환경을 경험하는 것이 좋다. 자연을 접하고 경험하는 것은 AHDH 아이의 뇌가 차분해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아이의 과잉, 산만한 행동에 부모가 차분하고 친절하게 반응하려고 노력하면, 아이는 존중받는 기분을 받으면서 아이의 상위 뇌와 하위 뇌가 더욱 활발하게 조율하기 때문에 ADHD의 충동적이고 과잉된 행동을 더 잘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아이의 틱과 우울증으로 이어진다
틱이라는 말은 야생마를 길들이는 과정에서 말이 강렬하게 몸부림치고 발길질하는 것을 틱(tic)이라고 하는데서 유래되었다. 틱 문제를 가진 아이는 갑작스럽고 빠르게 그리고 반복적인 근육의 움직임을 보이거나 소리를 낸다. 틱 증상은 학령기아동의 약 15%가 일시적으로 보이다가 자발적으로 사라지지만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더 다양해지고 심해지기도 하며 성인기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틱 장애는 ‘운동 틱’과 ‘음성 틱’으로 나눈다. 이것은 또한 단순형과 복합형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단순 운동 틱은 눈 깜박임, 얼굴 찡그리기, 코 씰룩하기 등이 대부분이며 목을 경련하듯 갑자기 움직이거나 어깨를 들썩거리고 입을 삐죽 내미는 행동도 단순 운동 틱에 포함된다. 단순 음성 틱은 휘파람불기, 헛기침하기, 코 훌쩍거리기, 킁킁거리기, 침 뱉는 소리 등과 함께 ‘아, 우, 우’ 아-우’ 등과 같은 음성을 내는 것이 포함된다.
복합 운동 틱은 찡그리는 듯 한 표정 짓기, 자신을 치는 행동, 반향행동, 다른 사람이나 물건을 반복적으로 만지기, 발 구르기, 물건 냄새 맡기 등과 같은 행동이 해당된다. ‘입 닥쳐.’ ‘그만.’ ‘그래, 좋아.’ ‘어때.’ 등 사회적 맥락이나 상황에 연결 없는 단어나 구절을 반복하거나 욕설, 동어 반복 등의 행동을 보이면 복합 음성 틱에 해당된다.
틱 장애는 아이에게 쌓인 스트레스가 신체 화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틱은 아이의 억압된 분노가 신체적 채널을 통해 표출되는 것으로, 아이의 부모(특히 주 양육자)가 아이들을 과잉 통제하는 경향이 높다. 틱 증상을 보이는 아이를 보면 지속적인 가족 내의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다. 필자의 상담 경험을 통해서 보면, 틱 증상을 보이는 아이는 부모가 양육 방식의 차이나 부부 간의 문제로 자주 다투고 아이를 강압적으로 훈육하는 가정 출신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운동 틱이나 음성 틱 중에 한 가지만을 증상으로 보이는 경우, 틱 장애는 가정이 안정화되는 과정에서 특별히 치료를 받지 않아도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안정된 환경은 부부간 싸움이 줄어들고, 부모가 자녀 양육에 대해 서로 협의하고 일관성 있게 훈육을 하는 환경을 말한다.
한편 운동 틱과 음성 틱을 모두 경험하는 뚜렛 장애의 경우 청소년기로 갈수록 증상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고 주위친구들이 아이의 증상에 대해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놀리거나 왕따를 시켜서 아이가 정신적으로 위축되고 우울해 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에는 초기부터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아이의 우울증은 눈에 띄지 않게 진행되는 장애이다. 특히 요즘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다양한 과외활동과 경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동 우울증의 중요한 원인은 아이에게 수치심이나 충격을 일으킨 ‘트라우마’ 경험이다. 아이가 ‘트라우마’ 경험을 속으로만 끙끙 앓고 적절하게 표현할 기회를 얻지 못하기 때문에 우울증이 생긴다.
아동의 우울증은 성인 우울증과 다르다. 성인 우울증은 고립, 슬픔과 애통함을 주로호소하며 겉으로도 우울해 보이는 반면, 우울증을 가진 아이는 산만, 초조, 불안, 분노와 짜증을 내는 모습을 자주 보여서 겉으로만 볼 때는 쉽게 우울증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한편 아동과 성인의 우울증의 뿌리는 같다.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았고, 그것을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눌려 있었기 때문이다. 우울은 영어로 Depression이다. 이는 ‘–로부터’를 뜻하는 접두사 De와 ‘누르다’를 뜻하는 동사 Press, –임을 뜻하는 ‘명사형 종결어미’ ion이 합쳐진 단어다. 이 뜻을 합하면, 우울증의 뜻은 ‘눌린 상태’가 된다. 즉 우울증은 아이가 쌓인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풀지 못하고 계속 쌓아두기 때문에 생기는 마음의 질환이다.
이 단어의 반대는 무엇일까? 앞의 접두사에 ‘밖으로’를 의미하는 Ex‘를 붙인 Expression이다. 이는 ‘표현’을 의미한다. 즉 표현하지 못하고 눌린 상태인 ‘우울’의 반대는 ‘표현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을까?
5세 이하의 아이는 자기 안의 생각이나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대신에 그림을 그리거나 함께 놀이를 하면서 표현하는 것을 더 쉽게 생각한다. 아이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아이에게 놀이의 경험과 그림의 의미를 물어봐주는 것이 아이에게 자연스럽고 솔직한 표현의 기회를 줄 수 있다.
아이와 놀면서 자연스럽게 질문하고 반영하며 공감해주는 방법도 있다. 부모의 불화로 우울 증상을 보이는 4살짜리 여자아이가 있었다. 엄마가 아이가 모래 놀이를 한다. 아이가 혼자 편하게 놀이에 집중할 때 쯤, 엄마가 아이에게 완성되지 않은 문장을 건넨다.
엄마: 지은아, 엄마는?
아이: 울어.
엄마: 지은이 아빠는?
아이: 소리 질러.
엄마: 그럼 지은이가 놀랐겠네.(공감)
아이: 아빠가 엄마 미워해.
엄마: 아빠가 엄마 미워해.(반영) 그럼 지은이 마음이 아프겠다.(공감)
아이의 말을 그대로 반복하는 반영은 아이에게 ‘네가 말하는 것을 잘 듣고 있어, 솔직하게 말해도 돼’라며 아이의 표현을 허용해주는 것과 함께, ‘네가 표현하는 것을 비판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잘 들어줄게’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아이의 입장을 상상하면서 아이의 심정을 한 단어로 읽어주며 공감해주는 것은, 아이만이 경험하고 있는 세계에 부모가 정중하게 방문해서 아이의 손을 붙잡아 주는 것이다. 이때 아이는 부모와 연결감을 느끼면서 편안해진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아이의 점점 우울 증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남동우 소장의 저서 '부모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아이를 바꾼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