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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기가 아이의 언어능력과 상상력을 키운다
하이브가족상담센터 조회수:494
2021-10-21 15:49:37

책 읽어주기는 언어능력과 상상력을 키운다

 

사람이 동물과 다르게 문명을 만들어 내고 번영할 수 있었던 것은 언어능력과 상상력 때문이다. 인간의 상상력은 언어능력에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결국 언어능력이 인간을 다른 동물들과 달리 뛰어난 존재로 살 수 있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어를 배울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언어에 많이 노출되는 것이라고 한다. 어려서 외국에 살다가 온 아이들이 문법이나 단어를 많이 몰라도 그 나라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은 그 언어에 많이 노출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의 언어능력이 발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도 언어에 많이 노출되는 것이다. 그런데, 언어에 많이 노출되기만 하면 언어발달에 무조건 좋을까?

아직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이라면 TV나 컴퓨터를 통해서 언어를 무조건 많이 접한다고 해서 언어발달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아이가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사람이다. 아기 때에는 사람(부모)를 통해서 언어를 배워야만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된다. 만약 아직 언어 체계가 형성되지 못한 아기가 사람이 아닌 TV나 유투브 같은 미디어를 통해서 언어를 지속적으로 접하다 보면 아이는 이후에 언어 구사 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신종 자폐’에 걸릴 수도 있다.

부모가 아이의 자유 시간 대부분을 컴퓨터나 핸드폰으로 유튜브를 볼 수 있게 해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아이는 좋아하는 만화 동영상이나 재미있는 캐릭터들이 노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한다. 이런 아이는 언어체계는 형성해서 말은 할 수 있지만 고차원 적인 언어능력과 풍부한 상상력을 발달시키기는 어렵다.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이 유투브나 핸드폰을 볼 때 뇌는 시각중추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 영역의 활동이 정지된 상태라고 한다. 이것은 마치 인적이 드문 마을의 어두컴컴한 저녁처럼 뇌의 활동이 정체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아이의 언어능력과 상상력을 발전시키고 풍부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까?

부모가 자녀에게 책을 읽어 주거나 부모와 자녀와 함께 책을 읽으며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이다. 이렇게 할 때 아이의 뇌는 화려하게 불이 켜진 도시의 저녁거리처럼 밝아진다. 따라서 아이들이 컴퓨터나 핸드폰보다 책을 즐겨 보도록 지도하고 격려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에게 언제부터 책을 읽어주어야 할까?

사람의 청각은 엄마 배속에 있는 임신 6개월 때부터 발달하므로 이때부터 아기에게 책 읽어주는 것이 좋다. 남미영 한국독서교육개발원 원장은 엄마 뱃속에 있는 태아에게 책을 읽어줄 때, “아기가 아무 말도 못 알아듣는 것 같지만, 엄마 아빠가 책 읽어 주는 소리는 그 자체가 훌륭한 언어적 자극이 되기 때문에 아이의 두뇌 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는 5살 전후까지는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이가 만 5세가 되기 전까지는 아이가 글을 배우거나 혼자 글을 읽는 것 보다는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좋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아직 뇌의 신경회로는 마치 가느다란 전선 같아서 아직 문자와 같은 ‘높은 전압’의 논리의 체계를 받아들이기에는 버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에게 글을 가르치는 것은 만 5세 이후가 좋다. 아이들의 뇌는 만 5세 이후로는 문자를 받아들이기에 적합한 ‘전선 굵기’의 신경회로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책은 누가 읽어줘도 좋다. 엄마든 아빠든 할머니든, 육아에 참여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괜찮다.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아이는 사람의 소리를 듣고 의미를 구별하는 능력이 발달할 뿐만이 아니라, 이후에 글을 읽는 능력과 상상력이 풍부해지며, 정서기능과 대인관계기능까지 함께 발달하게 된다.

호주 멜버른에 있는 ‘머독 아동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엄마만 아이에게 책을 읽어줬을 때보다 아빠도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엄마만 읽어줬을 때보다 아이의 언어능력이 더 발달한다고 한다. 한 예로, 아이가 2세 때 아빠가 책을 읽어준 아이들의 경우 4세가 되었을 때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언어 능력이 더 뛰어났다.

 

책에 대한 즐거운 기억은 아이가 평생 책을 좋아하도록 해준다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아이가 책을 좋아하도록 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가 책에 대해서 즐거운 기억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아이가 글을 처음 배울 때 글자 위에 꿀을 발라놓는다고 한다. 글자 위에 발라진 꿀을 먹으면서 글을 익히면 글자와 달콤한 꿀이 결합되어, 글을 배우는 것은 달콤한 것이라는 기억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 줄 때 부모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다정한 눈빛, 편안한 가정 분위기 그리고 평소에 책을 읽는 부모의 모습이 어우러져 아이가 책에 대해 편안하고 즐거운 기억을 가지게 된다면 평생 동안 책에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다.

교육은 영어로 'education', 프랑스어의 'éducation', 독일어의 'Erziehung'인데, 모두 라틴어 educare 또는 educatio에서 유래했다. 라틴어 educare는 '양육한다'라는 의미로, 이는 마치 우물에서 물을 길어 올리듯이 능력을 끌어낸다는 뜻의 educere와 지도한다는 뜻의 ducere와 관련이 있다. 이처럼 부모가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기 전에 아이에게 먼저 이야기를 만들어 낼 기회를 주는 것은 아이가 그림책의 그림들을 통해서 이야기를 ‘길어 올리는’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아직 글을 모르는 아이들이 그림책을 보면서 중얼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아이들은 이때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이미지를 담당하는 아이의 우뇌를 통해서 그림책의 그림이 입력되면 논리와 언어를 담당하는 좌 뇌에서 그림이 의미하는 것과 그림책에 쓰여 있는 글자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이때 아이는 부모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하거나 책을 읽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그러면 부모는 아이의 질문에 아는 만큼 대답해주거나, “그래, 이 책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한 번 볼까?” 하면서 운을 떼어주자. 그리고 책을 읽어주기에 앞서 “너는 이 책에 무슨 이야기가 들어 있는 것 같니?” 하고 질문하면서, 아이의 상상력이 언어로 표현될 수 있도록 자극해보자.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는 아이가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감정이나 이야기의 전개 등을 아이 나름대로 소화하면서 따라오는 지를 중간 중간 아이 얼굴을 보면서 확인하며 속도를 조절하자.

아이는 부모가 책을 읽어줄 때, 질문을 많이 한다. 부모가 아이의 질문에 하나하나 대답을 하다보면 책 읽어주기의 흐름이 끊길 수도 있다. 따라서 아이가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질문이라면 답변해 해 줘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글쎄, 그건 아빠도 아직 잘 모르겠는데? 계속 읽다보면 알 수 있을 거야”라고 말하면서 계속 읽어주자.

이때 부모가 주의할 점이 있다. 책을 읽는 시간이 아이에게 글자를 가르치는 수단 혹은 공부하는 시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아직 글을 모르는 아이에게 글자를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책을 읽고 아이에게 따라해 보라고 하면 아이는 책이 전해주는 이야기에 집중할 수 없다. 부모가 나중에 다른 책을 읽어줄 때도, “지난번에 가르쳐줬는데, 이거 무슨 글자야?” 하면서 시험을 보듯 하면 아이는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시간이 점점 불편하고 싫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책을 읽어준 뒤에는 질문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가 줄거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흑백논리로 몰고 가는 질문이나 답이 ‘예’ 혹은 ‘아니오’로 나오는 닫힌 질문은 지양하고, 아이만의 자유로운 답이 나올 수 있는 ‘열린 질문’을 해보자. 예를 들어 왕자와 거지 이야기를 읽었다면, “왕자가 더 행복할까? 거지가 더 행복할까?”라는 질문보다는 “왕자는 왜 거지가 되보고 싶었을까?”라는 질문이 아이의 상상력과 사고력 발달에 더 큰 도움이 된다.

아이와 상호작용하면서 책을 읽는 그것은 그 자체로 대화다. 부모와 아이의 책읽기와 대화는 연결되고, 아이의 언어와 상상력을 복합적으로 발달시키는 시간이 된다. 미국 MIT와 하버드 대학교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4세에서 6세 사이에 부모와 자녀 사이에 주고받는 대화를 이어간 횟수를 뜻하는 '대화형 전환' 횟수가 아이의 언어 능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 대화의 수는 듣거나 말한 단어 수보다 언어 능력과 더 큰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책읽기를 통한 이러한 부모의 소통기술은 아이가 자발적으로 놀이에 몰입할 때처럼 안전하고 존중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제공되어야 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아이는 자유롭게 질문하고 생각하고 상상력을 펼치면서, ‘자기답고’(높은 자존감), ‘함께 즐겁게’(사회성) 성장한다. 

 

[남동우 소장의 저서 '부모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아이를 바꾼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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