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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상담] 아이를 고치려다 부모인 나를 바꾼 시간
하이브가족상담센터 조회수:198 211.207.119.100
2026-05-30 18:12:10

참가: 40대 초반 어머니와 중학생 자녀
진행: 남동우 소장
회기: 27회기 

 

저희 아이가 상담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중학교 올라가고 나서 아이가 점점 우울해지고 자살에 대한 언급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학교에 가는 것을 강하게 거부했고, 이전까지 하던 활동이나 학원도 모두 그만두겠다고 했습니다.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아이를 도와주고 싶었지만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아이가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 늦기 전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해 상담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상담 초기에는 쉽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아빠와의 관계가 매우 좋지 않았고, 그 영향으로 남성 어른에 대해 기본적인 적대감과 불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상담 선생님이 남성이라는 사실 자체를 싫어했고, 첫 상담에서 아이는 매우 냉소적이고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솔직히 저는 아이가 끝까지 마음을 열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다른 상담 기관을 알아봐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조급해하지 않으셨습니다. 아이를 바꾸려고 하기보다 기다려 주셨고, 인내심을 가지고 한 걸음씩 다가가 주셨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 선생님을 믿고 기다린 것이 정말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는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상담을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상담을 통해 아이뿐 아니라 저 역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가장 크게 배운 것은 아이와 대화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아이를 사랑한다고 생각했지만, 객관적으로 돌아보면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아이에게 화를 내는 경우가 많았고, 부모로서 안정감을 제공하기보다 아이가 저와 제 감정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도록 만들었습니다. 또한 아이가 힘들어하게 된 이유가 학교에서의 교우관계 문제만은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마음의 힘과 건강한 대인관계를 배우지 못한 데에는 부모인 저와 남편의 건강하지 못한 관계 역시 영향을 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부모가 의사결정자라는 건강한 가족 구조를 세워야 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저는 무의식적으로 아이를 제 편으로 만들고 남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남편의 행동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저 역시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상담 과정에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아이와 함께 체크리스트와 규칙을 만들어 생활한 것이었습니다. 아이는 불안이 많은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예측 가능한 규칙과 일상을 제공하는 것이 큰 안정감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아이와 대화할 때 제 감정을 앞세우지 않는 법을 배웠습니다. 저는 원래 감정을 잘 드러내는 편인데, 오히려 부모가 감정을 조절해야 아이가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것, 화를 내지 않고 양육하는 것의 중요성도 배웠습니다. 아직 완벽하게 실천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왜 필요한지는 분명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남편이 상담 참여를 거부했던 상황에서도 선생님께서는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남편이 해야 할 역할과 변화 방향을 저를 통해 전달해 주셨고, 다행히 남편도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실천해 주었습니다. 그 결과 아이와 남편의 관계 역시 눈에 띄게 좋아질 수 있었습니다.

 

가장 아쉬운 점은 끝내 남편이 직접 상담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직접 오지 않았음에도 간접적으로 전달받은 내용만으로도 아이가 이렇게 변화했는데, 만약 같은 자리에 앉아 직접 교육과 지도를 받았다면 어떤 변화가 가능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상담 이후의 계획은 분명합니다. 상담을 통해 배운 것들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특히 제 감정을 조절하는 것, 아이에게 화를 내지 않는 것은 여전히 가장 어려운 과제입니다. 하지만 아이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싶습니다. 선생님께서 많은 가르침과 방향을 제시해 주셨고, 이제 그것을 실천하는 것은 전적으로 저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대되는 점도 많습니다. 상담을 시작하기 전의 저는 솔직히 무지한 부모였습니다. 아이를 사랑했지만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지금은 적어도 예전처럼 무지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위해 시작한 상담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남편과의 관계도 크게 좋아졌습니다. 부모로서 남편의 권리와 위치를 존중하고, 아이와 한편이 되기보다 남편과 한 팀이 되기 위해 노력하면서 부부 관계가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자연스럽게 아이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아이와 남편의 관계도 좋아졌고, 가족 전체가 조금씩 건강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우리 가족의 미래가 기대됩니다.

 

다만 가장 큰 우려도 결국 저 자신입니다. 상담을 통해 배운 내용을 잊고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남편을 원망하며 가족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그런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마다 이번 상담을 통해 회복되고 치유된 우리 가족의 모습을 떠올리려고 합니다. 어렵게 되찾은 이 관계와 변화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배우고 실천하며 노력해 나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