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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방정식은 부부의 괄호부터 먼저 풀어라
하이브가족상담센터 조회수:1692
2021-10-22 14:24:03

가족문제를 푸는 열쇠는 행복한 부부관계에 있다

 

가족은 부부로부터 시작된다. 가족치료 교과서에 보면 “가족의 시작과 끝은 ‘부부’다”라고 말한다. 필자가 지난 십 수 년 간 상담을 진행하면서 경험하는 것은 아이의 부적응 이면에는 부부간의 갈등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가족문제를 풀어가다 보면 기-승-전 부부문제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즉 가족의 행복은 부부간의 화목에 달려 있다.

다음 방정식의 답을 내려면 어떻게 풀어야 할까? ‘7-(2x3)-1=_____’이다. 그렇다. 괄호부터 먼저 계산한 다음 앞에서부터 풀어나가야 정답을 얻을 수 있다. 그렇게 해서 나오는 정답은 0이다. 만약 괄호를 먼저 풀지 않고 앞에서부터 풀어나간다면 ‘7-2x3-1’이 되어서 14라는 오답을 얻게 된다.

이 방정식을 가족관계에 비유할 때 가족관계방정식에서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괄호는 부부관계다. 가족문제는 부부가 서로를 가장 우선순위인 관계로 대할 때 풀리는 경우가 많다.

부부간의 화목이 가정과 가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두 집을 비교한 유명한 연구가 있다. 18세기 말 비슷한 시기에 결혼해 가정을 이룬 조나단과 막스는  평범하지만 화목한 가정을 이루었다. 정직하고 성실한 태도로 자녀를 하늘이 준 선물로 여겼다. 반면에  주크스 부부는 영리했지만, 부부 사이가 극도로 나빴으며 그 집안에는 알코올독과 도박이 끊이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이 두 집안에서 총 4대에 걸친 200년의 시간 동안 어떤 후손들이 나왔는가를 연구했다. 막스 주크스의 자손 가운데 310명이 거지로 살았고, 후손의 1/3이 정신병을 앓았으며 절반 이상이 문맹자로 마약사범, 알코올 중독, 범죄자의 길을 걸었다. 결론적으로 그의 가계가 미국 정부에 큰 손해를 끼친 것으로 평가받았다.

반면 조나단 에드워드 가문은 수많은 교수, 변호사, 판사 및 100명의 선교사를 배출했다. 조나단 에드워드의 가계출신 가운데 어느 한 사람도 미국 정부에 해를 끼치거나 짐이 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데이빗 옥스버그 박사는 이 두 가문에 대한 연구를 경제학의 논리로 조사한 바 있다. 먼저 그는 조나단 가족의 자녀들이 부모로부터 받은 유산을 물질적인 값으로 환산해 보았다. 그의 계산에 따르면 조나단 부부가 서로 사랑하고 존경하는 모습을 자녀들이 볼 때마다 한번에 4천 달러, 우리 돈으로 400만~500만 원 정도의 유산을 물려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조나단 부부의 자녀들이 아침 일찍부터 어머니, 아버지가 정답게 마주 앉아 있는 모습. 또 아버지가 퇴근해서 평화롭게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어머니의 어깨를 살짝 안고 귓가에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모습을 두세 번만 봐도 자녀들은 하루에도 만 달러, 즉 천 만 원이 넘는 유산을 받는 셈이다. 이런 식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을 떠날 때까지 조나단 가문의 자녀들이 부모로부터 받게 되는 유산은 평균 천만 달러, 즉 11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모든 부부들은 결혼할 때 모두 조나단 부부처럼 화목하게 살고 싶지만 그렇게 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부부중심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족에 대한 연구에서는 순기능 가정과 역기능 가정의 차이를 부부가 서로에게 가장 우선순위 관계면 순기능 가정이고, 그렇지 못하고 부부가 배우자 이외에 더 긴밀하고 친한 관계가 있으면 역기능 가정으로 본다.

부부가 서로에게 우선순위 관계가 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원 가족 부모님이 우선순위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가족치료 용어로 원 가족 미분화라고 말한다. 이런 부부의 특징은 배우자가 나의 최우선순위가 아니다. 즉 나의 우선순위가 배우자가 아니라 나의 원 가족 부모(특히 어머니)다.

남편은 너무 착하고, 성실하고 아이와 잘 놀아준다. 하지만 아내가 남편을 답답하게 느끼는 이유는 남편이 시골에 혼자 계신 어머니가 내려오라고 하면 언제든 아내와 상의 없이 내려가는 것이다. 시어머니는 때로는 아들에게 소리 지르면서 내려오라고 하신다. 심지어 첫아이 임신하고 의사가 차를 타면 유산의 위험이 있다고 했는데도 아내를 데리고 내려갔다. 아내는 이때 남편의 우선순위가 어머니인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원 가족으로부터 미분화된 배우자는 종종 자신이 원 가족 편을 들고 그분들의 마음을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 “우리 엄마 그런 사람 아니거든.” “우리 엄마 마음을 내가 아는데, 우리 엄마가 그렇게 말한 건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럴 거야.” 배우자가 이렇게 말하면, “당신 누구 편이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그럴 때 배우자는 “내편 네편이 어디에 있어? 다 같은 한 편이지?” 하며 얼버무린다. 만약 아내가 남편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한다면, 아내는 남편과 시어머니가 함께 사는 집에 자신이 얹혀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외롭고 소외감이 들 것이다.

결혼 5년차, 3살 된 딸이 있는 경준 씨, 지금은 아내와 딸과 함께 지내며 행복하지만 왠지 모르게 시간이 지나면 자신이 집안에서 왕따가 될 것 같은 불안감이 있다. 그래서 딸과 더 잘 놀아주려고 한다. 경준 씨의 방법은 옳은가? 아내는 이런 경준 씨의 고민이 쓸 대 없다고 말한다. 아내의 가장 큰 관심사는 자신이 남편의 넘버원 우선순위가 되는 것인데, 남편은 딸과 잘 놀아주는 것에만 몰두한다. 경준 씨가 어떻게 해야 부부관계가 개선될 것인가?

아내와의 관계를 최우선순위로 정한다. 시간을 내서 아내와 대화하는 갖고, 선물을 주면서 친밀한 관계를 갖도록 노력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순기능 가정,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가는 최고의 길이다. 또한 부부가 서로를 최우선 관계로 삼는 배타적인 친밀감을 바탕으로 팀워크를 이룰 때 아이에게 가장 좋은 양육 환경을 제공해줄 수 있다.

 

행복한 부부관계의 조건은 신뢰와 대화다

 

앞서 말한 원 가족 미분화를 비롯해서 부부의 친밀함과 가족의 행복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요인이 두 가지 있다. 첫째는 부부가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깨진 것이고, 둘째는 부부간에 소통의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첫째, 부부간에 신뢰가 깨진 이유는 부부가 서로에게 했던 명시적 혹은 암묵적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명시적 약속은 부부가 서로 말이나 글로 약속을 확인한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아내가 남편에게 늘 당부한다, “10시 넘어서 들어오게 되면 6시전에는 문자나 전화 부탁해요.” 남편은 “그래, 알았어”라고 늘 대답하지만 그 주에 2번 사전에 문자나 전화 없이 10시가 넘어서 들어왔다. 아내는 무시당했다는 느낌에 화가 났고 이것은 남편과 다투는 계기가 되었다.

여기서 문제가 된 것은 남편이 밤 10시 이후에 들어온 것이 아니다. 아내와 약속한 대로 미리 문자나 전화를 하지 않은 것이고, 아내가 화난 것을 보고 사과하지 않은 것이 문제다. 부부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서로 명시적 약속을 하면 그것을 지키는 것이다. 만약 지키지 못했을 때에는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다. 지극히 상식적이지 않은가!

암묵적 약속은 부부간의 정절처럼 사회통념상 지켜지는 것으로서 이 약속을 어기는 대표적인 예 가 외도다. 일단 외도가 드러나면 상대 배우자는 커다란 충격과 배신감 그리고 신뢰가 무너지는 경험을 한다. 이러한 경험을 딛고 회복에 이르기 까지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거기에는 3단계가 필요하다.

 

1단계: 외도 관계를 끊는다.

2단계: 배우자에게 자신의 일정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3단계: 배우자와의 대화와 관계 증진에 헌신한다.

 

두 번째는 부부가 감정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남편 또는 아내가 “여보, 내 자동차 열쇠 어디 있는지 못 봤어?”라고 묻는데 그 말에 대해서 아는 대로 대답하는 대신에 감정적으로 되받아 치는 대답, 즉“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식의 대답이 감정적인 반응이다. 몇 가지 예를 더 들어보자.

 

“내 지갑 혹시 못 봤어?” → “당신은 왜 맨날 뭘 잊어먹고 그래?” 

“우리 식사 언제 할 거에요?” →  “왜? 벌써 배고파?” 

“쓰레기봉지 좀 내어놓아요.” → “당신 눈에는 내가 지금 놀고 있는 것처럼 보여?”

 

이렇게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부부는 점점 서로의 관계가 피곤해지고, 부부관계의 생기를 잃어갈 것이다. 또한 함께 사는 아이는 불안과 긴장을 경험하면서 고통 받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부부는 어떻게 소통하는 것이 좋을까? 다음의 두 가지 방법을 참고해 보자.

첫째, 감정적인 대답 대신에 묻는 말에 아는 대로만 대답하자. 즉 내가 아는 그대로, 모르면 모르는 그대로, 그냥 묻는 말에만 대답해보자.

 

“내 지갑 혹시 못 봤어?”→ “못 봤어.” 혹은 “책상위에 있던데.”

“우리 식사 언제 할 거에요?” →  “10분만 있다가 해요.”

“쓰레기봉지 좀 버리고 와요.”→ “5분 있다가.” 아니면  “나 지금 바쁘니까 당신이 좀 버려줄래?”

 

이렇게 배우자가 묻는 말에 내가 아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 대답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부부사이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감정충돌을 줄일 수 있다.

둘째, ‘행동변화 동의서’를 작성해서 지키자. 부부간에 반복해서 싸우지 않도록, 서로 간에 지켜주었으면 하는 행동을 서면으로 적은 다음 서로 동의한다는 서명을 하고 지키자. 부부가 함께 작성한 동의서를 두 사람이 모두 볼 수 있는 곳에 붙여두자. 자녀가 그것을 보는 것이 싫으면 각자 보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주 싸우는 50대 부부가 있었다. 이 부부가 자주 싸우는 이유는 아내는 권위적인 남편이 무서워서 남편에게 묻지 않고 일을 벌이고, 남편은 아내가 자신에게는 묻지 않으니까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아서 화가 나기 때문이다. 한번은 남편이 사용하는 책상을 아내가 남편에게 묻지 않고 치운 것이 화근이 되었다. 남편은 그간 아내에게 쌓였던 스트레스가 욕으로 튀어 나왔다. 아내는 비참한 마음이 들었고 더 침묵하게 되었다

이렇게 번번이 싸우는 부모들을 보다 못한 자녀가 부모님을 상담에 모시고 왔다. 부부는 서로 싸우고 싶지 않았지만 방법을 몰랐다. 상담사는 부부가 서로 개선해주었으면 하는 행동을 서면으로 작성하도록 도와주었다.

남편이 계약서에 쓴 내용은 이렇다. 첫째, 아내는 밤 10시 이후에는 주방에서 일을 하지 않을 것. 남편은 종달새 형이라 일찍 일어나고 밤 10시면 세상없어도 잠자리에 드는데, 올빼미형인 아내가 10시 이후에 주방에서 일을 하면 귀가 예민한 남편이 깨기 때문이다. 둘째, 아내는 남편의 책상을 남편의 동의 없이 치우지 않을 것. 아내가 계약서에 쓴 내용은, 남편은 어떠한 경우에도 아내에게 욕을 하지 않을 것. 부부는 상담에 참여한 몇 주 동안 이 계약을 잘 지켰고, 부모와 함께 사는 아들도 부모님이 싸우지 않고, 생활하시니까 자신도 마음에 점점 안정감이 생기는 것 같다며 좋아했다.  

 

[남동우 소장의 저서 '부모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아이를 바꾼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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