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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육은 아이가 가진 자유를 존중하면서 코칭하는 것이다
하이브가족상담센터 조회수:462
2021-10-22 13:39:59

훈육은 아이에게 존중하는 태도로 기본을 코칭 하는 것이다

 

코치는 기본을 알려주고 그것을 실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운동 코치는 운동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초보에게 기초를 가르쳐 준다. 그런데 초보에게만 코치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타이거 우즈나 김연아 선수 같은 세계적인 선수에게도 코치가 있어서 지도를 받는다. 이미 세계적인 기량을 가진 선수에게 왜 코치가 필요할까? 아무리 기량이 뛰어난 선수라도 기본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방식을 고집하면 잘못된 자세가 굳어져서 결국 슬럼프를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으로 코치는 초보에게는 기본을 가르치고, 프로에게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Back to basics’) 도와주는 사람이다. 부모가 자녀를 훈육 하는 것은 자녀에게 코치가 되는 것이다. 인생을 이제 막 시작하는 ‘초보자’ 아이에게 삶의 기본을 알려주고, 아이가 성장하면서 자기마음으로 하려고 할 때에도 삶의 기본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무엇이 삶의 기본인가? ‘적절한 안전선 안에서 자녀가 마음껏 자유를 누리는 것’이다(적절한 안전선에 관해서는 다음 장에서 다룬다). 이때 부모는 자녀를 존중하는 태도로 코칭 해야 한다. 부모의 존중하는 태도는 자녀의 ‘자기다움’(자존감)과 함께 ‘즐거움’(사회성)의 문을 여는 가장 확실한 열쇠다. 존중은 영어로 Respect다. 이는 ’다시‘를 뜻하는 접두사인 Re와 ’보다‘는 의미를 갖는 Spect가 결합된 말로서 아이의 관점에서 다시 본다는 의미가 있다. 즉, 부모의 존중하는 태도는 아이가 자신만의 경험과 관점을 가질 수 있는 존재인 것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다음에 나오는 엄마와 초등학생 자녀의 대화를 들어보자. 여행을 가기 전의 대화다. 

 

엄마: 방학 때 제주도 여행 좀 가자.

아이: 싫어요.

엄마: 왜 싫은데?

아이: 저는 더워서 나가기 싫고, 애초에 여행도 안 좋아하니까요. 차라리 아빠랑 둘이서 다녀오시는 게 어때요?

엄마: 엄마가 제주도여행 가는 이유가 너 때문에 가는 건데 어떻게 그러냐? 그냥 엄마가 말하면 좀 “네.” 하고 가면 안 되니?:

아이: 아니, 가기 싫은데 굳이 돈 낭비하면서 가야 돼요? 제 마음이 가기 싫은데 가봤자 좋은 기억도 없을 거고. 그냥 돈 낭비인데 안가면 안돼요?

엄마: 넌 왜 항상 여행가자고 하면 안 가냐? 그럼 너 하는 거 다 하지 마. 자식이면 좀 “네”, “네”하고 해라.

아이: 아, 그냥 따라갈 게요. 제 돈 아니니까.

엄마: 넌 엄마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니?

아이: 원하는 대로 가겠다고요. 제가 엄마 개도 아니고 뭐하라 하면 무조건 “네, 네” 하고 들어야 돼요? 제 의견은 없어요? 가기 싫으면 가봤자 손해니까 가지 말자는 건데, 제 말은 듣지 않으면서 엄마 말은 다 들으라는 건 내로남불 아니에요?

엄마: 아, 그럼 그냥 다 하지 마. 네 밥도 네가 해먹고 빨래, 학교도 다 네가 알아서 해.

아이: 아, 그냥 말 안할 게요. 알아서 해요.

 

여행을 다녀와서도 날선 대화가 오간다.

 

엄마: 여행 갔다 오니까 그래도 좋지 않았냐?

아이: 별로요.

엄마: 다음에도 가자고 하면 가자.

아이: 아, 네. (더 말하면 귀찮아져서 그냥 끝내려고 “네”라고 함)

 

이 대화에서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엄마가 자신의 입장만을 고수하면서 아이를 설득하고 밀어붙이고 있다. 이 엄마는 아이의 말을 듣거나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자신의 입장을 인정하고 존중하지 않는 부모에게 자녀가 보이는 반응은, 체념(침묵)이거나 반항(폭력)뿐이다. 엄마가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면 어땠을까?

 

엄마: 너는 더운데 나가기 싫고 여행도 별로 안 좋아하니까 아빠랑 둘이 다녀오라는 말이구나.(반영) 네 입장에서는 여행가기 싫을 수 있겠다. 더위도 그렇고 여행도 별로고 해서… 맞니?(공감)

아들: 네, 엄마.

엄마: 그럼 어떻게 하면 좋겠니?(질문) 엄만 너랑 꼭 같이 가고 싶은데.(제안)

아들: 그럼 이번엔 두 분이 다녀오시고, 겨울에는 덥지 않으니까 같이 갈게요.(제안)

엄마: 그래, 그럼 이번엔 아쉽지만 엄마랑 아빠랑 다녀오고, 겨울에는 같이 가는 거다!

아들: 네.(조율)

 

물론 엄마의 대화 시도가 이렇게 잘 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엄마가 이렇게 하려고 노력을 했다면 최소한 아들은 존중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어릴 때 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이 있었다. 5살 때 그가 혼자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는데, 미국인 엄마가 갑자기 그에게 오더니 “너 우리가 입양 했어”라고 말했다. 자신은 그때 입양된 사실에 대한 충격보다 엄마가 자신이 집중해서 놀고 있는 순간을 갑자기 방해한 것에 더 화가 났었다고 했다. 그는 엄마가 자신에게 먼저 “릭(가명), 엄마가 할 말이 있는데, 해도 될까?”라고 물어보고, 자기가, “네, 엄마”하고 대답하는 것을 듣고, 그 말을 했다면 지금처럼 그때만 생각하면 불편하고 화가 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엄마가 자신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엄마의 감정만 앞세워서 자신에게 통보하니까, 그것이 평생 상처로 트라우마가 된 것이다. 이처럼 부모가 자녀의 입장을 묻지 않고 부모의 생각대로 짐작하거나, 일방적으로 밀고 나갈 때 자녀는 무시당하는 기분을 느끼게 되고, 자존감이 낮아져서 나중에는 자기 자신의 삶도 존중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살 수 있다. 하지만 부모가 아이의 입장을 고려해서 물어보고, 아이의 대답에 따라서 제안하고 조율하면 아이는 존중받는 느낌을 받으며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부모는 아이의 무엇을 존중해야 하는가?

 

아이의 자유를 존중해주는 것이 훈육의 기본이다

 

아이는 생명 에너지로 가득한 존재다. 아이가 가진 생명 에너지는 존재, 생각, 감정, 감각, 행동 같은 다섯 가지 영역으로 흘러간다. 아이가 가진 이 다섯 가지 영역에서의 자유를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것이 ‘아이답고’ ‘즐거운’ 성장을 촉진하는 훈육의 기본이다. 만약 아이가 가진 이 자유를 인정하지 않고 무시하면, 아이는 낮은 자존감을 가지고 부적응하는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첫째, 존재의 자유다. 아이는 자신의 타고난 모습 그대로 사랑받고 살아갈 자유가 있다. “너만 아니었으면 네 아버지 같은 사람하고 벌써 이혼했지.” “왜 너 같은 게 태어나서 내가 이 고생을 해야 하니?” 이런 말을 듣고 자라는 아이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수치스럽게 느낀다. 반면에 “사랑하는 우리 아기!” “엄마 아빠는 너를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해.” “네가 잘하든 못하든 네가 우리 자식이어서 사랑해”라고 말하며 아이의 존재를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기뻐하면 아이는 자신의 존재를 가치 있게 여기게 된다.

둘째, 생각의 자유다. 생각하는 능력은 인간은 다른 존재들과 구별하는 특별한 능력중의 하나다. 아이가 어떤 생각을 말할 때 부모가 번번이 “왜 그런 생각을 하니?” “그런 생각하면 못써?”라고 말한다. 이때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당한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면 아이는 생각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을 점점 어렵게 느껴서 주눅이 들거나 생각을 부적절한 행동으로 표현할 수 있다.

설령 아이의 생각이 바르지 못해도 일단은 아이의 생각을 듣고,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니?” 등 인정해주는 반응을 해주자. 그러면 아이는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더 자유롭고 풍부하게 말하게 되고, 부모는 아이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셋째, 감정의 자유다. 아이가 경험하는 감정에 좋고 나쁨은 없다. 감정은 내가 선택해서 경험하는 것이 아니다. “슬퍼하지 마라.” “외로워하지 마라.” “기뻐하지 마라.” “화날 필요 없다” 식으로 감정을 무시하거나 억압하면 마음에 스트레스가 되고 응어리가 생긴다. 이럴 때는 “슬프구나.” “외롭구나.” “기쁘구나.” “화났구나.” 식으로 말하면서 아이가 표현한 감정이 무엇이든지 간에 받아주고 인정해주자. 그리고 무엇 때문에 슬프고, 외롭고, 기쁘고, 화났는지 물어봐주자.

넷째, 감각의 자유다. 인간에게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다섯 가지 감각이 있다. 감각은 이 오감의 자극을 통해서 의식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아이가 감각 경험을 한 뒤 의식에 변화가 생겨서, “앗 뜨거워.” “아야!”, “예쁘다.” “아, 너무 짜!”라고 표현할 때, “뜨겁긴 뭐가 뜨거워.” “아프긴 뭐가 아파. 사내 녀석이 말야.” “예쁘긴 뭐가 예뻐, 눈이 이상한 거 아니야?” “뭐가 짜다고 야단이니?”라며 아이의 감각경험을 부인하고 무시하면 아이는 억울하고 속상하다. 이때는 “뜨겁구나. 식혀서 줄걸. 미안~” “아팠어? 호~해줄게.” “네가 보기엔 예쁘다는 거구나.” “네 입맛에는 짜구나. 물 좀 더 넣어줄까?”라고 하면서 아이의 감각경험을 인정하고 존중해주자.

다섯째, 행동의 자유다. 행동의 자유는 아이의 몸을 통해서 표현되는 모든 제스처나 행동이다. 부모가 아이의 행동을 보고는 “까불지 마.” “그렇게 발 떨지 마.” “궁둥이 흔들지 마.” “울지 마.” “웃지 마.” “노래 부르지 마.” 식으로 말할 때, 아이는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다. 이럴 때는 “까부는구나. 까불어.” “발 떠내.” “궁둥이 흔드는구나. 궁둥이로 이름 써봐.” “울어도 돼.” “웃어도 돼.” “노래 불러도 돼.” 식으로 말하면서 아이의 행동에 자유를 주면서 인정해주면 아이는 자기의 몸으로 표현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기고 즐거워할 수 있다.

60대의 평범한 여성이 상담실에 찾아온 적이 있다. 사랑하는 남편과 가정을 이룬 자녀가 있는 평범한 여성이었다. 초등학교 때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이 여성은 졸지에 세 동생의 엄마 노릇을 하게 되었다. 아버지가 동생들이 까부는 것은 받아주시면서 자신이 어리광을 부리면 받아주지 않으셨다. “네가 이집 큰 사람인데, 어린애처럼 굴면 되니?”

시간이 흘러 어느덧 60대가 되었는데, 갑자기 어린 아이처럼 생떼를 부리고 싶어졌다. 그런데 ‘누구에게 생떼를 부리고, 누가 받아줄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드니까 답답함과 우울증이 찾아온 것이다. 이 여성이 어렸을 때 필요했던 것은, “너도 어린애지.” “생떼 부리고 싶구나.” “생떼 부려도 돼.” 등 아버지가 자신의 자유를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말이었을 것이다.

부모가 아이가 가진 자유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훈육의 기반이다. 한편 아이의 자유는 안전선 안에서 적절하게 통제될 때에만 비로소 ‘자기답고’(자존감), ‘함께 즐거운’(사회성)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 안전선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다룬다.

 

[남동우 소장의 저서 '부모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아이를 바꾼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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